"웃음으로 위기 돌파, 예산 줄었지만 규모 줄지 않았다"
"웃음으로 위기 돌파, 예산 줄었지만 규모 줄지 않았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4.08.2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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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2일 개막, 38개국 132편 영화 선보여
제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뒤죽박죽 내 인생'.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뒤죽박죽 내 인생'.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여성영화제로 성평등 영화와 여성영화인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제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7일간 CGV 연남과 CGV 홍대,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열린다.

올해 영화제는 '웃음의 쓸모'를 슬로건으로 정했다. 영화제 측은 "웃음이 지닌 다양한 힘에 주목한다"면서 "현실의 조건 위에서 끈질기게 걸어가는 모두를 응원하는 올해 영화제의 지향점을 담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화제는 올해 절반 이상 예산이 줄어들었고 서울시의 지원도 40% 가까이 줄면서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이숙경 집행위원장은 지난 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웃음의 쓸모'라는 슬로건을 발견한 순간 많은 분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 동안) 위기의 순간을 웃음으로 돌파하는 과정을 겪은 것 같다. 여러 이유로 긴장의 연속으로 살게 되는데 긴장과 긴장 사이에 영화와 영화제가 여백을 만드는 틈새로 자리잡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산은 줄었지만 규모는 줄지 않았다. 웃음의 쓸모를 찾은 여성들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영화제는 22일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영화감독 변영주와 배우 봉태규의 사회로 진행되는 개막식과 개막작인 소피 필리에르 감독의 <뒤죽박죽 내 인생>으로 시작된다. <뒤죽박죽 내 인생>은 2006년 8회 영화제에서 <신경쇠약 직전의 신부>로 관객들과 만난 소피 필리에르 감독의 유작으로 어느새 내면과 일상의 붕괴를 겪게 되는 50대 여성의 '유쾌한 자아 찾기'를 그려낸 코미디다.  <타인의 취향>, <룩 앳 미>의 감독이자 작가, 배우인 아네스 자우이의 실감나는 연기가 주목되는 작품이다.

지난 1일 열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기자회견. (사진=임동현 기자)
지난 1일 열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기자회견. (사진=임동현 기자)

이를 시작으로 12개의 섹션에서 38개 국가 132편의 작품이 선을 보이게 된다. 세계의 새로운 여성 창작자들의 발견과 새로운 영화의 흐름을 만날 수 있는 섹션인 '발견'에서는 개인적이고 내밀한 관계에 대한 탐색부터 역사적 구조에 이르기까지 동시대 여성 창작자들의 화두와 관심사를 엿볼 수 있으며 '아시아 세션'에서는 다양한 장르로 표출되는 결혼 제도의 문제, 성 정체성, 몸의 이슈 등을 아시아 영화인들의 단편을 통해 함께 생각해볼 수 있게 했다.

10대 여성 감독이 만든 5편의 영화가 소개되는 '아이틴즈' 역시 관심을 모으며 전 세계 대표 여성 감독들의 최신작, 화제작을 소개하는 '새로운 물결' 섹션도 마련되어 있다. 지난해 칸 영화제 상영작이자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세자르상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리틀 걸 블루>(모나 아샤슈 감독),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로 세계적인 스타가 됐지만 그 과정에서 끔찍한 지옥을 경험해야했던 마리아 슈나이더의 이야기를 재현한 <마리아, 나로 살기>(제시카 팔뤼 감독)를 비롯해 허안화, 류쟈인, 오기가미 나오코 등 세계적인 감독들의 신작이 소개된다.

'정치 일상과 투쟁'을 주제로 여성과 정치의 관계를 돌아보는 '쟁점들' 섹션도 있다. 1975년 국가를 완전히 멈추게 한 여성들의 역사적인 가사노동 파업을 다룬 <아이슬란드가 멈추던 날>(파멜라 호건 감독), 미국 기후 변화 법안을 주도하는 여성들의 이야기 <투 디 엔드>(레이첼 리어스 감독), 콜롬비아 대통령에 도전하는 여성 활동가 프란시아 마르케스 선거 운동을 그린 <이구알라다, 쟁취하는 자>, 그리고 가족사를 통해 한국 정치사를 돌아보는 <애국소녀>(남아름 감독) 등이 상영된다. 특히 남아름 감독은 이번 영화제 트레일러를 만들기도 했다.

여성들의 역사적인 가사노동 파업을 다룬 '아이슬란드가 멈추던 날'.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여성들의 역사적인 가사노동 파업을 다룬 '아이슬란드가 멈추던 날'.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다양한 주제의 특별전도 마련됐다. 한국 여성 애니메이션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애니메이티드, 몸-세계-존재'에서는 2000년대 초반 독립 애니메이션이 활기를 띠기 시작한 때부터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한병아, 박지원, 한지원, 김혜미 감독과 베를린영화제에 초청을 받은 정유미 감독, 칸 영화제 초청을 받은 정다희 감독 등의 작품을 통해 여성 애니메이션 작가들을 돌아본다.

또 디아스포라의 맥락과 경계의 삶을 다양한 방식으로 탐색한 창작자들을 만나는 '경계에서, 끈질기게'도 있다. 일본 제국주의로 인해 삶을 박탈당한 이들을 기록했던 박수남 감독이 그의 딸 박마의 감독과 함께 만든 <되살아나는 목소리>, 오스트리아의 이민자 3세로 살아가는 초등학교 아이들을 그린 <파보리텐>(루스 베커만 감독), 베를린에서 시리아 난민으로 살아가는 소녀가 축구팀에 선발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축구 소녀 모나>(솔린 유수프 감독) 등이 상영된다.

한편 <82년생 김지영>의 김도영 감독, <페미니즘의 도전> 등의 책을 쓴 정희진 비평가, 그리고 여성감독 네트워크가 스페셜 큐레이터로 참여해 직접 영화를 선정하고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며 올해 주목받은 독립영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김다민 감독)가 배우 주종혁의 나레이션이 담긴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상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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