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에 걸친 서울 재개발의 기록, 도시는 '재개발'과 무관하지 않다
20여 년에 걸친 서울 재개발의 기록, 도시는 '재개발'과 무관하지 않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4.05.0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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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서울 : 서울, 어디에나 있고 아무데도 없는 강홍구의 서울'
강홍구, 사라지다-은평뉴타운에 대한 어떤 기록, 흰 개, 2009, 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 90×220cm. (사진=서울시립미술관)
강홍구, 사라지다-은평뉴타운에 대한 어떤 기록, 흰 개, 2009, 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 90×220cm. (사진=서울시립미술관)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오랜 기간 서울을 탐구해 온 작가 강홍구의 작업을 재구성한 <서울 : 서울, 어디에나 있고 아무데도 없는 강홍구의 서울>(이하 <강홍구의 서울>)이 오는 8월 4일까지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서 열린다.

<강홍구의 서울>은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소장자료 기획전으로, 소장한 강홍구 컬렉션을 바탕으로 강홍구의 자료와 작품을 '강홍구의 서울 아카이브'로 재구성하고 해석한 전시다.

소장된 사진 자료는 10여 년간 불광동 재개발 지역을, 20여 년간 은평뉴타운 재개발 지역을 촬영한 것으로 작품의 소재가 된 것에서 더 나아가 서울 도시사의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 기록물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강홍구의 서울 아카이브'는 처음부터 작가가 서울의 기록을 의도하고 구축한 결과물이라기보다는 사진을 둘러싼 맥락의 변화 안에서 점차 기록성이 강화된 특징을 보여준다. 전시는 작품과 자료를 폭넓게 아우르며 작가의 작업 세계 안에서 '서울'이 갖는 의미를 조명한다.

강홍구, 그 집–불광3구역, 2010, 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 잉크, 아크릴릭, 190×500cm. (사진=서울시립미술관)
강홍구, 그 집–불광3구역, 2010, 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 잉크, 아크릴릭, 190×500cm. (사진=서울시립미술관)

먼저 '강홍구의 서울 아카이브'(전시실 1)는 강홍구가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의 초기작부터 2010년대 작업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업 안에서 '서울'이라는 주제가 어떻게 전개됐는지를 연대순으로 살핀다. 대학생이던 1985년에 제작한 <서울 1985>를 다시 제작한 작품과 연작 <사라지다-은평뉴타운에 대한 어떤 기록>(2010)까지 강홍구가 기록한 도시 공간의 재편과 변모를 느낄 수 있다.

'기록에서 기억으로'(전시실 2)에서는 사진에 회화를 접목한 매체 실험이 두드러진 연작들인 <그 집>(2010)과 <녹색연구-서울-공터>(2019)를 주목한다. <그 집>은 재개발로 사라진 집을 제작한 것이며 <녹색연구-서울-공터>는 재개발의 손길이 아직 닿지 않은 도심 공터에 무성하게 우거진 초목을 포착한 것이다. 이는 도시의 모든 공간이 '재개발'이라는 흐름과 무관할 수 없으며 권력과 자본의 사회적 욕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작가의 비판적 시각을 보여준다.

한편 오는 18일부터 7월 18일까지 두 달에 걸쳐 철학, 문학, 미술,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 창작자들이 강홍구 컬렉션에 대한 연구와 해석을 통해 컬렉션에 대한 '두텁게 읽기'를 제안하는 강연 프로그램 '강홍구 컬렉션 일곱 개의 시선'이 진행된다.

또 23일부터 8월 1일까지는 강홍구 작가와 관람객들이 각자 경험한 '같은 서울 다른 이야기'를 통해 서울의 다양한 면모를 이야기하는 '당신의 서울은'이 3회 진행되며 오는 6월 11일에는 작가와 함께 작품의 배경이 된 은평뉴타운 지역을 답사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립미술관은 전시 개막에 맞춰 2만 점이 넘는 디지털 이미지로 이루어진 강홍구 컬렉션을 열람, 감상할 수 있도록 제작된 컬렉션북 4권을 선보였다.

이 책은 불광동과 은평뉴타운 재개발 지역을 기록한 디지털 사진을 편집해 만든 이미지 600여 점을 선별해 만든 것으로 작가가 재개발 현장에서 주목한 것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다시 직조하여 무엇을 보여주고자 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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