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아닌, 풍경 앞에 서 있는 감정'을 그린 올리비에 드브레
'풍경이 아닌, 풍경 앞에 서 있는 감정'을 그린 올리비에 드브레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4.07.1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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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 개인전 '올리비에 드브레 : 마인드스케이프'
올리비에 드브레_루아르의 흘러내리는 황토색과 붉은 얼룩 _1987_캔버스에 유채_180 x 310.5 cm_개인소장
올리비에 드브레_루아르의 흘러내리는 황토색과 붉은 얼룩 _1987_캔버스에 유채_180 x 310.5 cm_개인소장. (사진=수원시립미술관)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프랑스의 대표 추상화가 올리비에 드브레(1920~1999)의 국내 최대 규모 개인전 <올리비에 드브레 : 마인드스케이프>가 오는 10월 20일까지 경기도 수원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드브레의 60여 년간의 작품 활동을 보여주는 전시로 초기부터 90년대까지 약 70여 점의 대표 작품과 영상, 사진 등 아카이브를 3개 섹션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드브레는 전후 유럽의 서정 추상 경향을 대표하는 작가로 실제 풍경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오감을 통해 마음 속의 색채와 구성으로 자연 풍경의 깊은 울림을 전했다. "풍경이 아닌, 풍경 앞에 서 있는 내 안의 감정을 그린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먼저 1부 '만남, 추상으로'는 드브레의 학창 시절부터 1950년대 초반까지의 초기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전쟁이 낳은 공포감, 잔혹함 등을 바탕으로 한 <풀밭 위의 소녀>(1940), <살인자, 죽은 자와 그의 영혼>(1946), <거울 속의 검은 추상화>(1946) 등과 사각 형태의 두터운 붓터치를 수직으로 배열한 <기호 인물> 연작을 볼 수 있다.

2부 '심상 풍경의 구축'에서는 5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작가의 전성기 표현 방식이 확립된 시기를 조명한다. 눈에 보이는 대상에서 추출한 감각을 작품에 재현하는 <거대한 엷은 검정>(1962), <연노랑색 기호 인물>(1965) 등과 함께 그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줬던 프랑스 투르의 루아르 강변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한데 모은 '루아르의 방'이 마련됐다.

올리비에 드브레_풀밭 위의 소녀_1940_캔버스에 유채_46,5 x 61,5 cm, _개인소장_© CCC OD - Tours © Adagp, Paris (사진=수원시립미술관)
올리비에 드브레_풀밭 위의 소녀_1940_캔버스에 유채_46,5 x 61,5 cm, _개인소장_© CCC OD - Tours © Adagp, Paris (사진=수원시립미술관)

3부 '여행의 프리즘'은 작가가 노르웨이, 미국, 멕시코, 일본 등을 여행하며 그곳의 풍경과 정서를 내면화해 그린 작품들을 선보인다. 1966년 노르웨이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한 이후 종종 노르웨이를 여행하며 청청한 자연풍경을 담백하게 표현한 <길고 푸른 선들(스바뇌위, 노르웨이)>(1974), 북유럽의 분위기를 반영한 회화 연작 <겨울 슬레톨렌의 흰색 1, 2>(1988) 등을 볼 수 있다.

피날레는 드브레의 붓 터치로 가득한 무대 배경과 의상을 두른 무용수의 손짓이 관람객을 배웅한다. 1997년 바스티유 오페라에서 파리 오페라 발레단이 초연한 공연 <사인(Signes)>은 올리비에 드브레와 그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미국의 현대무용가 캐롤린 칼슨(Carolyn Carlson)이 감독을 맡았다. 드브레는 이 무대미술과 의상디자인을 담당하며 장르 간 협업으로 확장되는 예술 세계를 보여주었다.

수원시립미술관 측은 "자신의 오감을 통해 마음에 새겨둔 색채와 구성으로 자연풍경의 깊은 울림을 전하는 작가의 세계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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